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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타민C 파괴 온도, 시간

JJackson 2023. 2. 16. 2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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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기능식품, 의약품 이외에도 비타민 샤워기, 화장품, 음료 등 많은 제품에서 비타민C를 많이 활용한다. 하지만 비타민C은 특히 물(수분)이 있는 조건에서 쉽고 빠르게 분해된다.
당연히 제품이 생산될때에는 비타민C가 들어있겠지만, 실제 소비자들이 사용하는 시점에도 비타민C가 분해되지 않고 효과를 낼 수 있는 양이 남아있을까? 의문이 듭니다.

이번 글에서는 여러가지 논문에서 비타민C가 분해되는 조건과 분해 속도에 대한 결과를 정리해 보겠습니다.

논문 1. Glutathione stabilizes ascorbic acid in aqueous solution

물에 녹은 비타민C 분해

비타민C를 물에 녹인 용액 (0.5mg/mL)으로 빛이 안 통하는 차광조건, 냉장보관 (5도)에서 1000시간 (약 42일) 간 보관했을 때 비타민C의 함량은 0%로 100%가 분해되었습니다.
물의 pH를 조절해서 산성 조건 (pH 3.5) 조건에서도 1000시간 이후 약 5.2%의 비타민C만 남았으니 95%가 분해된 것입니다.
1달이 조금 넘는 42일이라는 기간 동안 비타민C는 모두 다 분해가 된다는 것입니다.


논문 2. Temperature and pressure stability of l-ascorbic acid and/or [6s] 5-methyltetrahydrofolic acid: A kinetic study

100도에서 농도별 비타민c의 분해속도

△: 750㎍/mL, ○:250㎍/mL, *:150㎍/mL 각 농도별, pH 7의 용액을 100도 보관했을 때 시간별 잔류량을 나타낸 그래프이다. 농도가 낮을수록 비타민C가 빠르게 파괴되어 100도에서 40분간 보관 시 약 10%의 비타민C만 남아있다. 이 논문에서는 비타민C가 어느 수준까지 분해되다가 분해가 멈추는 것으로 보이지만, 사실 5분이라는 굉장히 짧은 시간 동안 비타민C의 파괴가 빠르게 일어나는 것을 확인한 논문으로, 채소를 데치거나 삶는 상황을 참고하기에 좋다. 화장품이나 음료 등의 제품이 소비자에게 도달하기까지의 상황을 대변하기에는 어려움이 있어 보인다.


논문 3. Protective effect of sweet basil extracts against vitamin C degradation in a model solution and in guava juice

스위트 바질 추출물을 포함한 구아바 주스음료의 비타민C 파괴

시판 구아바 주스에 스위트 바질 추출물을 0.5%, 1.0%, 2.0%, 3.0% 농도로 추가한 다음, 25도, 35도, 45도 기간별로 비타민C의 함량을 확인하였다. 그래프에서 Control이 구아바주스 제품 그대로 실험한 결과이다. 시중 구아바 주스의 비타민C 농도는 약 0.4mg/mL로, 25도에서 약 21일이 지났을 때 비타민C가 거의 남아있지 않았다.
요즘 우리나라의 한여름에는 그늘에서도 35도를 넘어간다. 햇빛에 노출되어 있다면 더 높은 온도에 노출될 것이다. 이런 음료 사례를 보면 시판되는 비타민 음료가 유통 과정 중에 이미 비타민C가 다 파괴되어 남아있지 않을 것 같다.
(물론, 신경 쓰는 제조회사라면 비타민C의 파괴를 막는 안정화제를 넣거나 비타민C가 분해될 것을 고려해서 제품 생산 시 기준량보다 많은 양의 비타민C를 넣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그러면 단가가 올라가겠지?)

참고로 비타 500을 한번 찾아보니 500mg/100ml으로 비타민C의 농도가 5mg/ml이다. 위 논문의 구아바 음료의 비타민C 농도인 0.4mg/mL보다 12.5배 높은 농도이다. 논문 2의 결과와 단순히 비교 시 비타 500의 농도가 더 높으므로 분해가 더 천천히 될 것으로 보인다.


논문 4. Kinetic study for ascorbic acid degradation, hydroxymethylfurfural and furfural formations in Orange juice

각 온도별로 살균처리된 오렌지주스를 냉장보관시 비타민C 농도

보통 오렌지주스는 살균처리를 위해서 열처리를 한다고 한다. 표에서 Process에 적힌 온도가 살균처리 온도, Time은 살균처리 온도, storage의 4도 오렌지주스를 냉장 보관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우선 여러 가지 살균조건 중 중간 조건인 80도에서 60분간 살균처리한 결과를 퍼센트로 재계산해 보았다. 80도에서 살균처리를 한 오렌지주스의 비타민C는 60일 이후 -17%, 120일 이후 -46%, 180일 이후 -56%로 비타민C가 분해되었다.
가장 살균을 약하게 하는 조건인 70도에서 15분간 살균을 했을 때는 60일 이후 -19%, 120일 이후 -24%, 180일 이후 -47%로 비타민C가 파괴되었다.

이 논문에서 우리에게 살균 온도나 시간이 중요한 것은 아니고, 오렌지주스가 생산되고 약 1개월이 지나면 20% 분해, 3개월이 지나면 24~46% 분해, 6개월이 지나면 약 50% 정도의 비타민C가 파괴되어 없어진다는 사실이다.


논문 5. Advances in Ultraviolet Light Technology for Non-thermal Processing of Liquid Foods

오렌지주스의 UV 살균 전후 비타민 양

위 논문 4에서는 열로 오렌지주스를 살균했다면, 이번에는 자외선(ultraviolet, UV)으로 오렌지주스를 살균했을 때 비타민의 변화이다. 비타민C를 보면 약 27%의 비타민C가 자외선 살균으로 파괴된다. 피로해소에 좋은 비타민B군인 thiamin (비타민 B1)과 riboflavin (비타민 B2)는 각각 40%, 50%가 파괴된다. 눈 건강에 좋은 베타카로틴 또한 약 50%가 자외선 살균에 의해 분해되었다.
중요한 것은 햇빛에도 많은 양의 자외선이 있다는 것이다. 오렌지 주스뿐만 아니라 비타민 B, C, 베타카로틴은 햇빛에 있는 자외선에 의해서 빠르게 분해된다는 것이다.

비타민 C의 분해에 대해서 정리해 보았다. 비타민C는 특히 수분과 함께 있는 상태인 음료, 화장품, 샤워기 필터 등에서 굉장히 쉽게 분해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고 열, 빛, 산소 등 여러 가지 원인에 의해서 분해가 가속화된다. 이러한 사실 때문에 비타민C가 들어있다고 광고하는 제품을 보면 믿음이 가지 않는다.

여러 비타민 샤워기

특히, 비타민 샤워기는 샤워기를 사용하고나면, 샤워기 내부에 물이 차있다. 당연히 물에 의해 비타민 C가 금방 분해되므로 실질적인 효과가 없다고 할 수 있다.

 

제약회사 정도로 관리하는 곳에서나 비타민C의 분해에 관심을 가지고 안정성 실험을 하거나 관리하지, 다른 분야에서는 비타민C는 넣어준 대로 소비자에게 전달되는 줄 알거나 아니면 분해된다는 사실을 모른척하고 그냥 제품을 판매할 것이다.
따라서 굳이 부수적인 효과를 얻기 위해 비타민C가 들어갔다는 제품을 살 필요는 없다. 어차피 보관 기간 동안 대부분 분해되어 비타민C가 없어져서 큰 효과를 얻지 못할 것으로 생각된다.
(영양제 중 알약 형태의 비타민C는 수분이 거의 없기 때문에 분해가 적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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